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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스티븐 헬러(Steven Heller), 2008년 1월 8일
지난 12월,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RISD)은 제 16대 학장에 존 마에다(John Maeda)를 선임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1996년부터 MIT 교수로 재직해 왔으며 현재 MIT 미디어 랩 연구팀의 부디렉터를 맡고 있는 그는, 오래 전부터 마에다는 테크놀로지의
인간화를 주창하며, 디자인과 컴퓨터 과학의 결합을 주장해 왔다.
디자이너로서의 활동 역시 활발히 전개해왔는데, 모션 타이포그래피를 이용한 실험적 작업을 비롯해 카르티에, 구글, 필립스, 리복, 삼성 같은
기업과 함께 여러 프로젝트를 개발해왔다. 또한 <창조적 코드 Creative Code> 등 몇 권의 저서를 출판했으며, 최근에 나온
<단순성의 법칙 The Laws of Simplicity>은 총 14개국 언어로 출판되기도 하였다.
두 말 할 것도 없이 RISD의 이번 발표는 디자인 계에 놀라움을 안겨 주었다. 대표적인 디자인 교육기관의 대표라는 지위가 앞으로 마에다의
작업 방식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인가? 그러나 어쩌면 보다 더 중요한 점은, 과연 마에다가 유구한 역사를 대표적인 교육기관에 어떠한
변화를 불러올 것인가에 있다. 오는 6월 그가 학장에 취임하고 나면 이 모든 일이 분명해지겠지만, 그에게서 직접 이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이게 된
이유와 향후의 당면 계획에 관해 들어보기로 하였다. |
RISD 제 16대 학장 존 마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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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력을 한 마디로 규정하기 어려운 것처럼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 지 쉽지가 않네요. 당신은 학장 취임 수락
동영상에서 앞으로 맞이할 새로운 상황을 기꺼이 즐기겠다고 밝혔습니다. MIT 미디어 랩은 당신을 이야기함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곳인데요,
MIT에서의 경험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그리고 MIT라는 비옥한 토양을 떠나겠다는 결정은 어떻게 하게 되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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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마에다의 RISD 학장 취임 수락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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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랩은 학계의 역사에 있어 독특한 특이점으로, 두 개의 비전이 결합되어 낳은 성과라할 수 있습니다. 즉 70년대부터 시작된 디지털
융합 현상에 대한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교수의 정확한 예언과, 지금은 고인이 된 MIT 학장 제롬 위즈너가 지녔던 과학과 테크놀로지의 인간적
맥락화를 향한 열정이 만나 MIT를 탄생시켰습니다. 미 정부의 원자폭탄 개발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위즈너는 그때의 경험으로,
테크놀로지가 인간사와 분리된 진공 상태에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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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시작은 미디어 랩이 아닌 MIT의 학생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MIT 학부와 대학원에서 전기 공학과 컴퓨터 과학을 전공했는데, 그
후에 미디어 랩에서 PhD 과정을 밟다가 일년 만에 그만두고 말았습니다. 지도교수와 안 좋은 일이 있어 그렇게 되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그분께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렇지 않았더라면 제가 예술학교에 가는 일도 없었을 테니까요. 우리가 예술이나 디자인 작업에서 종종 ‘행운의
사고’라고 표현하는 일이 실생활에서도 일반적으로 곧잘 일어나곤 하는 것이죠.
이후 뮤리엘 쿠퍼의 빈 자리를 대신하기 위해 1996년에 미디어 랩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만, 11년이 지난 지금도 그
빈 자리가 여전히 뼈저립니다. 뮤리엘은 수십 년 동안 시각 디자인의 ‘성배’를 찾아 다녔던 인물이니까요. 예전부터 제 관심 분야는 아주
광범위했습니다. 온갖 종류의 매체를 이용한 창작 작업에 관심이 많았고, 특히 글 쓰는 것도 좋아하지요. RISD의 학장 자리가 특별히 매력적으로
느껴진 이유는 이후의 관심을 더욱 확장시킬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미디어랩에는 쿠퍼의 뒤를 이을 만한, 그러니까 저보다 더 젊고 재능
있는 인재들이 많이 있습니다. 마틴 와텐버그(Martin Wattenberg)나 벤 프라이, 케이시 리즈 같은 인물들이죠. 이제는 그들의 차례가 되었다고 봅니다. 비주얼 리서치 분야에 있어 제
시대는 지나간 셈입니다. 물론 저 역시 계속해서 그 일을 하고는 있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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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학장은 그 학교의 이미지 및 경제적 상태와 결부되게 마련입니다. 그 기관을 대표하는 얼굴이자 기금 조달자의 역할을 맡게
되죠. 그렇지만 이제까지 학계에서의 당신의 활동은 혁신적인 교과 과정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학장의 지위에 요구되는 관례적인 역할과 당신의 창조적 욕구를 어떻게 조정해 나갈 생각이십니까? 달리 말하면, 당신 역시
종래에 익히 보던 전통적인 대학 학장이 되지는 않겠습니까? |
 라이플메이커 갤러리 전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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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랩에서 부디렉터로 일하면서, 오른팔과도 같은 베키 버몬트와 함께 자금 관리를 비롯한 수많은 일을 처리해 왔습니다. 자연히 기금을
조달하고 유치하는 일 역시 제 업무였어요. 비즈니스에 있어 흔히들 하는 얘기가 있는데, 새로운 고객들을 유치하는 데 주력하는 것보다는 한 명의
고객이라도 효과적으로 계속 유지하는 게 더 낫습니다. 최고의 고객이 당신을 새로운 고객들과 연계해줄 테니까요. 제가 앞으로 당면하게 될 기금
조달 관련 업무도 기꺼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당신은 아티스트이기도 한데요…
지금까지 제 일은 언제나 디자인과 예술을 추구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별 의미 없는 공허한 일을 해야 할 때도 마찬가지였지요. 만일
‘행정 디자인’이나 ‘행정 예술’이라는 분야를 새로이 개발해야 한다면 저는 그 일에 도전하러 나설 것입니다. 제가 RISD의 학생들로부터 들은
최우선의 요구 사항은 바로 “세계에서 가장 창조적인 학교라면 행정에 있어서도 그러한 점이 반영되어야 한다, 아니 그것을 요구해야 한다”라는
얘기였습니다. 혁신은 어떤 상황, 어떤 경우에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있으니까요.
학장 직을 맡기로 결정한 면담 자리에서 어떤 얘기가 오고 갔는지 모두들 궁금해 합니다. 모든 내용을 밝힐 수는 없겠지만
가능한 수준에서, 당시 상황을 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정말 애당초 저에게 그런 기회가 오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상황이 꽤 실현가능한 일로 구체화되기 시작하니까, 갑자기 아내
크리스가 아이들(딸만 다섯입니다)에게 “아빠는 그 자리 안 될 거야”라고 호언장담했던 일이 떠오르더군요. 게다가 면담 시간에 30분이나 지각까지
했습니다. MIT에서 중요한 회의가 있어 빠져나올 수가 없었거든요. 하지만 어찌어찌 다시 ‘부름’을 받고, 상황은 계속해서 전개되었습니다.
마침내 학장에 선임되고 나니, 어떻게 심사위원단이나 조사 위원회, 그리고 이사회까지 모두 다 열성적인 혁신가들로 구성이 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들에게는 RISD야말로 기꺼이 4차원의 하이퍼스페이스로 도약할 준비가 되어 있는 유일한 학교라는 사실을 온 세상에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던 것이죠. “봐라, 세상아. 우리는 그 어떤 예술이나 학교나 디자인도 가보지 못한 곳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라는
외침이랄까요. 그리고 이들이 진정 기꺼이 초공간으로 이동할 단추를 누르고자 한다면, 그 어떤 예술가나 디자이너도 도달한 적 없는, 새로운 곳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저버릴 수는 없다는 것이 제 판단이었습니다. 비록 저는 <스타 트랙> 마니아도 아니고 주인공 얼굴이나 겨우
아는 정도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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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마에다가 좋아하는 행운의 과자 속 문장. "인생 최고의 기쁨은 남들이 할 수
없다고 하는 일을 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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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스타 트랙> 팬입니다만, 폴 랜드의 말처럼, 당신이 이 일을 실현 가능성 있는 일로 판단하게 된 그 순간,
앞으로 겪게 될 문제들의 해결책 역시 마음 속에 그려보기 시작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당신이 당면하게 될 도전 과제는 무엇일까요?
글쎄요, 저는 현대의 테크놀로지를 이용해 커뮤니티를 고안하고 가동하는데 관심이 많고 또경험 역시 풍부합니다. 물론 악수 같은 구식 기술도
사용이 되지요. 그렇게 소중한 가치를 찾고자 매일매일 고민하고, 디자인하고, 노력을 경주하는 중입니다.
좀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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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현재 상황과 관련해서 좀 더 말씀드리자면, 제 학장 선임 발표와 때를 같이 해서 RISD에 온라인
커뮤니티 하나가 탄생했습니다. 외부에는 알려지지 않은 사이트인데 One RISD라는 이름의 커뮤니티입니다. 저는 이 곳에서,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했던 제 요구들을 순식간에 현실로 만들어내는 놀라운 인적 자원들과 마주했습니다. 거의 ‘기적의 일꾼들’이라고 할 만한 뛰어난
인재들이 풍부하고, 이들은 디자인 부문의 개선이나 기술적 배치 등 제가 요청하는 사안에 대해 거의 마술과도 같은 능력을 보여줍니다. 학장 선임
발표가 난 지 불과 2~3일이 지났고 바로 내일이 크리스마스인데, 오늘만 해도 252명이 이 커뮤니티를 방문했습니다. 학생, 교직원, 교수
모두가 저 같은 ‘애송이 신입생’을 교육하고 있어요. 이는 RISD 온라인 전체 방문수의 7퍼센트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게다가 지금은 방학
중인데요! 사이트 방문자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향후의 더 자세한 계획에 대해서는 나중을 위해 말을 아끼기로 하지요. 죄송하지만 비밀 사항이라서요. 제 꿈은 학장 계의 스티브 잡스가 되는
것입니다(웃음). RISD를 학계의 애플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 제가 그리고 있는 비전입니다.
진심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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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학장이라는 제도적 역할을 수행하는 동안, 창작 활동은 당분간 보류하실 생각입니까? 이 기간이 당신에게는 휴지기가
될까요 아니면 또 다른 분야에서 당신의 재능을 발휘하게 되는 시간이 될까요?
요즘 그 질문을 참 많이 받는데요, 물론 앞으로도 창작 활동은 계속할 계획입니다. 물론 학장으로서의 업무 수행에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만요. 창작은 제 생명과도 같은 일이니, 앞으로도 간헐적으로 소규모 프로젝트들을 꾸준히 진행할 예정입니다. 최근 리복과 함께 했던
‘타임태니엄’ 스니커즈 작업이 그런 예가 되겠지요. |
 리복과 존 마에다가 함께 내놓은 '타임태니엄(Timetamium)' 스니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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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실인데, 저는 그 동안 직원이나 어시스턴트 한 명 없이 모든 작업을 혼자서 다 해왔습니다. 무딘 손과 뒤죽박죽인
머리로 책과 이미지, 오브제들을 만들어 왔어요. 그 덕분에 프로젝트의 진행과 관리에 따른 외부의 도움이 그리 필요치 않습니다. 그저 서너 시간
정도만 있으면, 할 일들을 할 수가 있지요. 그래서인지 저는 늘 브루스
마우나 카림 라시드처럼 대형 스튜디오를 갖추고서 과감하고 놀라운 대규모 프로젝트들을 완성해내는 이들이 부러웠어요. 저는 언제나 혼자서
해왔으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제 이런 작업방식이 그리 쉽게 바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제 생각에 RISD가 당신을 학장으로 선임한 데에는, 미래를 향한 예술 및 디자인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봅니다. 당신이 보는 예술 및 디자인 교육의 미래는 무엇입니까?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현재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우선이겠지요. 하지만 최악의 방식은 확실합니다. 컴퓨터를 마구 사들여서, 어도비
등등 이런저런 프로그램을 사방 군데에 설치하는 일이죠. 그러고 나면 정기적으로 업그레이드를 하는 데 드는 비용만으로도 예산을 다 날리기
십상입니다. 뿐만 아니라 대만부터 터키까지 전 세계 사람들이 판에 박은 듯 똑같은 이미지와 오브제만을 만들어내게 될 것입니다. 동일한 방식으로
만드니 결과물 역시 비슷한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제가 RISD에 대해 갖게 될 비전은 그것이 어떤 내용이든 간에 올해나 내년을 위한 것이
아닌, 향후 10년, 20년 후의 미래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RISD를 MIT 미디어 랩 같은 곳으로 만들어 나가고자 하십니까? 아니면 새롭게 처음부터 다시 접근하실 건가요?
완전한 백지 상태에서 새롭게 접근해야지요. 미디어랩은 벌써 스무 살이 넘은 기관입니다. 적시 적소에 설립되어, 디지털 혁명에 있어 대단한
역할을 수행했지요. 저는 좀 더 멀리, 그 이상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RISD의 전통과 역사에 깃든 핵심 정수를 자산으로 삼을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새로운 것’에 대한 기술중심적인 접근이 아닌, 보다 ‘바람직한 것’을 대표하는 핵심적인 가치이니까요. 아시다시피 오늘날 우리가
바라는 것은 그저 새롭기만 한 경험이 아닌, 보다 훌륭한 경험이 아니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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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디지털 시대의 교수 및 학습 방법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에 대해 많은 논의들이 있습니다. 이미 원격 학습은 상당한
인기와 지지를 받는 모델이기도 하지요. 제도권 교육의 오래된 모델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리라 보십니까? 앞으로 대학 캠퍼스는 어떻게 변모하게
될까요?
앞으로는 두 가지를 모두 취하는 방식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즉 훌륭한 ‘오프라인’의 캠퍼스와 ‘온라인’ 캠퍼스를 모두 가져야 하겠지요. 저
역시 온라인 과정으로 MBA를 취득한 사람인데요, 애초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렵고 엄격한 과정이었습니다. |
 마에다의 세컨드 라이프 아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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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 카드로 결제만 하면 24시간 안에 학위 증서를 이메일로 전송받는, 그런 프로그램 같은 것이 아니었으니까요. 2년 간의 그 밀도 있는
경험을 통해 깨달은 사실이 있다면, 앞으로의 교육은 쌍방향적이고 도전적인 방식의 온라인 과정으로 제공될 것이며, 실제로 그것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학습용 툴이나 테크놀로지는, 전신을 이용한 70년대의 통신 기술보다 더 낫다고는 볼 수 없는, 그야말로 원시적인 수준에
여전히 머물러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금이야말로 디자이너들이 온라인 교육의 차기 모델을 구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봅니다. 물론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얘기는 단지 ‘세컨드 라이프’ 같은 것에 대한 얘긴 아닙니다. (사실 전 가상현실의 신봉자가 아니거든요.)
당신이 RISD의 학장으로 선임된 데 있어 무엇보다 흥미롭게 생각되는 지점은 그래픽 디자인과의 관련성입니다. 사실 지금까지
이 분야는 학계에서 그리 부각되지 못했습니다. 데이비드 브라운이 아트센터(Art
Center College of Design)의 학장이었을 당시, 그는 그래픽
디자인계 출신이긴 했지만 그 자신이 그래픽 디자이너는 아니었습니다. 이제 그래픽 디자인의 교육 방식이 새롭게 재탄생할 때가 되었다고 보십니까?
저는 제가 여러 분야를 아우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꼭 그래픽 디자인에만 결부된 것은 아닙니다. 바꿔 말해, 미래에 우리가
마주하게 될 시한 폭탄이 하나 있다면 그건 바로 누구나 손쉽게 구할 수 있고 변용할 수 있는 정보의 폭발적 증가입니다. 그 규모는 너무 방대해서
전혀 가늠할 수 없을 정도가 다다를 것입니다. 아마도 책이 발명되기 이전의 사람들은, 대량의 정보를 하나로 묶어 정리할 수 있다고는 생각지
못했을 겁니다. 책의 개념적 등가물은 아직까지 발명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웹사이트 역시 제가 지금 이야기하는 개념에 정확히 부합하는 대상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거기에 덧붙여, 좀 케케묵은 질문일 수도 있겠지만, 당신에게 있어 이 새로운 역할은 일종의 기업가정신을 발휘하게 될
자리인가요? 아니면 본질적으로 비즈니스로서가 아닌, 새로운 아이디어와 모델, 새로운 기준을 배양해내는 일종의 실험실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로
보십니까?
RISD는 단순히 실험실이 아니라, 세계 수준의 대학과 세계 수준의 미술관을 갖춘 기관입니다. 저나 RISD 모두에게 있어 유리한 점은
RISD가 스탠포드나 MIT, 예일 같은 곳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아주 작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보면 그만큼 더 기민하고 융통성 있는 기관이라는
것입니다. 마치 미니쿠퍼 같은 매력적인 소형차처럼요. 미니쿠퍼처럼 보이도록 RISD에 줄무늬라도 그려 넣을까요… 음.
그럼 마지막으로, 학장 직을 시작하는 첫 달 첫 주 첫날에 무엇을 하실 겁니까?
아마 컴퓨터를 켠 다음 언제나처럼 녹차 한 잔을 마시며 하루를 시작하겠지요. 그리고는 가속 페달을 밟고 RISD라는 이 차가 얼마나 빨리
달리 수 있는지 지켜볼 겁니다. 2008년 6월에 출발할 테니, 기대해 주세요.
First published by AIGA, the professional association for design.
www.aig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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